일기를 다시 쓰기로 했다. 덕분에. 겉으로 인정하기는 싫어하지만 그런 것들이 많다. 운동도, 글쓰기도, 다른 것들도.
넷플릭스에서 TV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보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영상과 소리들. 인상을 찌푸리면서, 미쳤어를 남발하며 빠져들어 본다. 사람과 인간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얇은 껍데기 한겹을 걸친 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위태롭게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사실을 생각하면 잠깐 소름이 돋는다.
가슴의 통증이 확연히 줄었다. 한동안은 무서울만큼 괴로웠는데 잦아들자 그 불안감도 벌써 희미해진다.
전체 글
- 9월의 일기 2021.09.22
- 뭐든 2021.01.20
- 얼굴 대상포진 앓다 2021.01.19
- [잡지/팟캐스트] Multilingual / The Loc Show 2020.08.11
- 다시 2020.08.07
- 타이거 킹, 보다 2020.05.02
- [도구] 맞춤법 검사기 2020.04.30 2
9월의 일기
뭐든
얼굴 대상포진 앓다
새해가 밝은지 얼마나 됐다고, 내 유리몸은 또다시 사고를 쳤다. 대상포진에 걸린 것이다.
지난주 화요일에 진단을 받았으니 진단 날짜 기준으로는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뒤늦게 진단을 받은 점과 발진 전 통증 발현 시기를 생각하면 대략 열흘 좀 넘게 앓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좀 살 만한 것 같으니 내가 도움받은 것처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그 경과와 알게 된 정보 등을 공유해보려 한다.
2021년 1월 6일 / 통증 정도: 2-3
뒷목이 뻐근하고 일반적인 느낌의 편두통이 있었다. 이마부터 관자놀이, 뒷머리 등이 아팠는데 모두 왼쪽이었다. 큰 통증은 아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2021년 1월 7-9일 / 통증 정도: 3-5
미간 사이, 왼쪽 눈 바로 옆 안경코가 자리잡는 곳에 작게 피부가 붉어졌는데, 이미 건선을 몇 년째 경험하고 있는 나는 그동안 이마에만 약하게 올라오던 건선이 혹시 번진 건가 싶어 초조해하며 가지고 있는 건선 연고(데소나이드)를 발랐다. 두통이 점점 심해졌고 왼쪽 어깨와 팔이 뻐근하며 저린 느낌이 새롭게 생기기 시작했다.
2021년 1월 10일 / 통증 정도: 6-8
발진이 점점 붉어지고 커지는 동안, 지금까지 이마 건선에 효과가 좋았던 데소나이드 연고가 듣질 않는 것 같아 이상하게 여겼다. 그 자리에 오돌토돌하게 부풀어오른 알갱이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24시간 운영하는 원격 진료 플랫폼 Teladoc에 일반의학과 의사 진료를 예약했다. 의사는 피부를 살펴보더니 다른 건선 연고를 처방해주었다.
두통은 점점 심해졌다. 두통의 양상이 뭔가 달라졌다고 느꼈다. 왼쪽 머리의 정수리부터 왼쪽 뒷목 윗부분까지, 머리의 왼쪽만 따끔거리듯 머리가 아파왔고 목의 뻐근함과 왼쪽 팔의 저림도 계속되었다. 허리 디스크의 전력이 있는 나는 제발이 저려 혹시 허리의 문제인지, 혹은 목디스크는 아닌지 덜컹 겁이 났다. 그리고는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니 내 증상이 후두 신경통의 증상과 매우 유사한 것을 발견하고 이거다, 혼자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밤이 되자 통증이 몹시 심해졌다. 머리카락만 살짝 건드려도 왼쪽 머리 전체가 찌릿하며 몹시 아팠고 그렇기에 머리 뒷편이 눌릴 수 밖에 없는 눕는 자세가 곤욕이었다. 응급실을 갈까, 참을까 고민을 하며 몇 시간을 뒤척이다 어찌 어찌 잠은 들었다.
2021년 1월 11일 / 통증 정도: 7-9
밤새 시달린 끝에 결국 아침에 ER(응급실)행을 택했다. 간호사와 의사에게 왼쪽 머리, 팔 다리에 온 증상을 설명하며 디스크 병력이 있다고, 혹시 후두 신경통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의사가 미간 사이의 피부 발진은 뭐냐길래, 내가 psoriasis(건선)인 것 같다고 하니, 아 오케이 하고 넘어갔다. 의사는 뇌 CT를 찍자 했고, 당연히 결과는 깨끗했다. 의사의 진단은 migraine, 그러니까 편두통(...). 그 자리에서 마약성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하이드로코돈을 주사로 맞고 동일한 진통제를 먹는 약으로 처방받은 후 응급실을 나섰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대상포진인지 발견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
아무래도 후두 신경통, 목디스크 등이 의심되었던 나는 MRI 오더를 받고자 다른 의사와 원격 진료를 진행했고, 먼저 엑스레이를 찍고 오라는 권고에 따라 엑스레이 촬영까지 바로 근처 병원에서 진행했으나 마찬가지로 목과 허리 모두 멀쩡. 그 사이에 발진이 이마에, 코 중간 즈음에, 그리고 코 끝에 뾰루지처럼 작게 하나씩 올라왔다.
밤이 되고 마약성 진통제의 효과는 사라졌다. 취한 듯한 느낌에 통증이 잠시 가려져 있을 뿐이었지만, 곧 통증이 이를 뚫고 나왔다. 하이드로코돈 알약을 먹어도 효과가 전혀 없었다. 이제 왼쪽 얼굴도 마치 누구에 맞은 것처럼 얼얼하고 감각이 온전치 못한 느낌이 들었고, 누워서 머리가 눌리면 왼쪽 머리와 어깨, 다리까지 통증과 저림이 심했다.
2021년 1월 12일 / 통증 정도: 7-9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 아침에 같은 병원 ER을 재방문했다. 그리고 새로운 의사는 증상을 듣다가 마스크 사이로 빼꼼 보이는 발진과 이미 잔뜩 올라온 수포를 보자마자 shingles, 대상포진 진단을 내렸다. 이토록 오랜 헛발질 끝에 모든 실마리가 풀렸다. 의사는 항바이러스제 벨트락스 7일치와 함께 듣지도 않는 하이드로코돈 진통제를 다시 처방해주었다. 얼굴, 특히 코에 발진이 났지만 다행히 눈에는 번지지 않았다는 소식과 함께 귀가.
집에서 어제 원격 진료를 받았던 의사(엑스레이 오더 준 의사)와 팔로업 진료를 진행했는데,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고 하니 72시간이 매우 중요한데 너무 늦게 항바이러스제를 받았다, 고로 넌 postherpetic neuralgia(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평생 시달릴 수도 있다, 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하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 완화에 도움이 되는 항경련제 가바펜틴을 처방해주었다. 병에 무지하니 모르는 만큼 걱정과 두려움의 크기가 컸고 이때부터 대상포진에 대한 공부가 시작됐다.
대상포진보다 걱정병이 더 문제였던 내가 확인한 팩트는 다음과 같다.
1. '72시간 골든 타임'은 중요하지만, 이 좁은 범위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고 이 기간이 지나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도 무용지물인 것이 전혀 아님.
2.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5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 중 10-13%에게 발생하고 60세 이상, 70세 이상 등 고령일수록 확률이 높아지긴 하지만 50세 미만, 특히 2-30대 환자라면 extreamly rare 케이스(1-3% 수준)에 해당함.
3. 심플하지만 위로가 되는 사실. 진통제 먹고 잘 버티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2-3주 지나면 낫는다.
이후 날짜부터는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 모두를 위해 간략하게 증상 위주로 일지를 이어가려 한다.
2021년 1월 13일 / 통증 정도: 7-9
수포가 검붉은 색이 되가며 굳어감. 발진 부위가 얼얼하고 화끈거리지만 그 통증보다 왼쪽 머리와 얼굴의 신경통이 더 견디기 어려움. 통증의 종류도 다양하여 가만히만 있어도 계속 느껴지는 당기는 듯한 통증과 얼얼함, 스치기만 해도 아픈 통증, 불규칙하게 찾아오는 작열통 등이 있음.
가바펜틴은 의사 처방에 따라 자기 전에 한 알(300mg)만 먹었으나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음.
2021년 1월 15일 / 통증 정도: 6-8
저녁에 갑자기 눈이 참기 어렵게 간지럽고 충혈되었고 왼쪽 눈의 아래쪽 눈꺼풀 속에 작은 수포 혹은 뾰루지 같은 알갱이가 보임. 특히 코에 발진이 생기면 눈 전이 위험이 크다 하여 안과 예약.
후두부를 제외한 팔, 목, 어깨 등에 통증이나 저림은 사라짐. 왼쪽 머리 및 얼굴의 통증은 조금은 나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눕거나 머리가 흔들기만 해도 얼얼함. 이따금씩 작열통도 이마와 정수리 중심으로 찾아옴.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한 대부분의 가바펜틴 처방이 '300mg*3/일' 또는 '첫날 300mg, 이튿날 600mg, 이후 900mg/일'인 것 확인하고 오늘 2회 복용 후 내일부터 3회씩 복용하기로 함.
2021년 1월 16일 / 통증 정도: 6-7
안과 방문. 눈에는 전이 없었음.
딱지가 앉은 부위 중 코 중간과 이마에 났던 작은 딱지가 먼저 떨어져 나갔음. 메인 부위인 미간 사이의 딱지도 꽤 굳어진 것으로 보아 머지 않아 떨어질 것으로 기대.
왼쪽 머리 뒷편과 정수리에 집중된 통증은 아무 움직임도 없이 가만히 있으면 제법 괜찮지만 조금만 건드려도 여전히 상당함.
2021년 1월 17일 / 통증 정도: 2-4
새로운 소염진통제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나프록센 함께 복용. 꽤 효과가 있음. 함께 복용 시 부작용도 없어 당분간 계속 복용 예정.
2021년 1월 18일 / 통증 정도: 2-4
항바이러스제 발트렉스 7일치 모두 복용. 메인 발진 부위의 딱지는 아직 떨어지지 않은 상태. 머리를 건드려도 통증이 거의 없음. 아주 가끔 편두통처럼 왼쪽 머리 일부가 욱씬거리거나 정수리에 작열통을 느낄 때가 있음.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으나 이후 며칠은 가끔 신경통이 왔다. 그것도 며칠 후엔 사라짐.
*면역력에 도움이 되면서 함께 복용 시 문제 없는 것 확인 후 복용 중인 영양제
1. 비타민 B 컴플렉스
2. 라이신(아르기닌과 동시 섭취 지양)
3. 커큐민
4. 종합 면역력 증강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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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팟캐스트] Multilingual / The Loc Show
학부생 시절, 나는 전공이 통번역이었음에도 (아니 어쩌면 전공이 통번역이었기 때문에) 그 기술이 구현되는 업계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번역이란 그저 한 사람의 고독한 번역가가 머리를 뜯으며 작업을 하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고 그 멋에 푹 빠져 있었기에 Localization (또는 L10N) 업계에 대해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이후에 프리랜서로 번역도 해보고 본격적으로 업계에 발을 들이면서 L10N에 관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자 찾아보아도 그렇게 많은 리소스가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래에 소개할 매거진과 팟캐스트는 적어도 내가 지난 몇 년 접한 바로는 업계 입문자나 단순히 L10N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몇 없는 리소스이다. 그나마 팟캐스트 The Loc Show는 에피소드가 10개 남짓한 신생 프로그램이다.ㅋ
물론 넓은 범위에서 번역/통역, 로컬라이제이션을 다루는 매거진이나 아티클은 여럿 존재하지만, 이 업계의 소식과 인사이트만을 다루는 매거진은 극히 드물고 그중에서 만듦새까지 괜찮은 리소스는 더욱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MultiLingual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격월로 발행되는 매거진은 발행 간격이 조금 길다는 점, 최근에는 디지털 에디션만 발행된다는 점 등이 아쉬워도 L10N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없는(?) 귀한 리소스이다. multilingual.com의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매거진은 물론 각종 업계 관련 소식이나 이벤트 등도 확인할 수 있고 전 세계의 언어 서비스 제공업체들도 둘러볼 수 있다.


함께 소개할 팟캐스트 프로그램은 불과 두 달 전쯤 서비스를 시작한 따끈따끈한 프로그램인데, Smartling이라고 하는 온라인/클라우드 기반 번역 툴 및 언어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론칭했다. 바로 위에서 소개한 Multilingual 매거진 최신호에서 광고를 보고 다운로드한 감상평은, 내가 접했던 로컬라이제이션 업계를 소개하는 콘텐츠 중 가장 유익하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혹여 내가 모르는 다른 콘텐츠가 이미 존재하는데 게으른 탓에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주로 이 업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해 대담을 나누며 로컬라이제이션 과정, 마주하는 어려움과 해결책, 성공 사례 등등을 공유하는데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이 업계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강추하고 싶은 팟캐스트이다.

다시
나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인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움을 찾아 다니는 사람인가?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뒤돌아보면, 지난 몇 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제법 많이 변해왔고 뜻하지 않은 도전과 새로움의 순간이 이어졌다.
알고 있다. 나 혼자였다면 마주하지 않았을 도전과 새로움이라는 것을.
너와 함께한 이후로 내 삶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났고 나는 늘어난 선택지 중에서 내 방식대로, 그러나 결국은 너를 위해 답을 골랐다.
그렇게 다시 이국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영주권자라는 새로운 신분과 함께.
이제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우리의 앞날이 조금은 걱정되고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이곳으로 왔다.
타이거 킹, 보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라"
어느 20년 전 자기계발서에서는 챕터 제목으로 쓰일 정도로 야심 찬 선언이었겠지만, 이제 그런 순간은 매일 찾아온다. 아니, 마음만 먹는다면 의지만 있다면 하룻밤 사이에도 평생 알고 살았던 세계보다 더 넓은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이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슬픈 의미로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이거 킹'을 봤다. 세상은 넓고 그 세상에 살고 있다는 인간의 숫자 70억은 내 상상보다 훨씬 많은 수이며 그 수많은 사람 중 어떤 사람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일들도 내 상상력 밖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도저히 다큐멘터리라고 믿어지지 않는 동시에 지독히도 미국스러운 이야기를 따라가며 나는 기가 막혀 하다가, 그것을 오락으로 소비하며 쾌락을 느끼다가, 분노하다가, 동물들과 눈이 마주쳐 애통해하다가, 등장 인물들을 심판하다가, 그러기를 반복하며 머리가 아팠다.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그 부제만큼 명확하다. "MURDER, MAYHEM AND MADNESS"(한국어 부제는 '무법지대') 살인(의혹 또는 미수)과 광기로 얼룩진 대환장 쇼. 자극적인 이야기이다. 내가 동물권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다고 다큐멘터리 시리즈 하나에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강요할 순 없으나, 이 이야기가 예컨대 '블랙피쉬'와 같은 지점을 지향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호랑이가 아니다. 자신의 'G W 동물원'에서 사자, 호랑이 등 Big Cats를 기르며 돈을 버는 일명 조 이그조틱과 역시 사설 동물원의 운영자 겸 사이비 교주(?) 닥터 앤틀, 그리고 동물보호단체 ‘빅 캣 레스큐’의 대표로서 처음에는 막장 속 쉬어가는 착한 캐릭터인 줄로만 알았던 캐럴 배스킨. 특히 조 이그조틱과 개컬 배스킨의 머리채 싸움이 핵심이다. 당연히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이다. 다만, 언뜻언뜻 서려 있는 소유욕에 대한 자극이 엉뚱한 음지의 붐을 일으키지만 않았으면 하는, 남의 나라 일에 대한 오지랖을 부려본다.

회가 넘어갈수록 격해지는 진흙탕 싸움을 나도 속된 마음으로 '재미있게' 봤다고 고백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시리즈를 통해 이전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알지 못했던 세상을 알게 되는 데에는 모든 에피소드가 필요하지 않았다. 1화에 등장하는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여전히 맴돈다.
"Captive tigers in the U.S. outnumber those in the wild."
몇 년 전 자료가 많고 정확한 수치는 집계하기 어렵지만, '전 세계'에 남은 야생 호랑이는 약 4,000마리, '미국'에서 사육 또는 애완용으로 길러지는 호랑이가 약 10,000마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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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 맞춤법 검사기
'번역본의 품질이 좋다'라고 할 때, 여러 가지 기준과 조건들이 있을 것이다. 번역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맛깔난 문체일 수도 있고, 원문의 의미를 빠짐없이 전달하는 정확한 번역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에 종종 가려질지언정 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조건도 있다. 기본적인 맞춤법/문법 오류의 유무이다. 물론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인 맞춤법/문법이 정확하다고 해서 번역본의 품질이 좋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좋은 번역은 반드시 그 기본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문제는 그 중요한 맞춤법/문법 검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여기에 소개하는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는 부산대 인공지능 연구실과 나라인포테크가 만든 맞춤법 검사기로,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는 맞춤법/문법 검사기로는 가장 쓸 만한 무료 도구이다.
http://speller.cs.pusan.ac.kr/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Copyrightⓒ2001 AI Lab & Narainfotech. All Rights Reserved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는 부산대학교 인공지능연구실과 (주)나라인포테크가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이 검사기는 개인이나 학생만 무료로 사용�
speller.cs.pusan.ac.kr
위의 주소를 들어가면 아래 스크린샷처럼 참으로 직관적인 디자인의 페이지를 만날 수 있는데, 영문 문법/맞춤법 검사기의 대표 주자인 Grammarly에 비하면 투박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비교만큼 자식 교육에 해로운 것도 없다는데, 굳이 남의 자식(?)과 비교하지 않아도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또한 충분히 좋은 도구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텍스트를 복사 붙여넣기 한 다음 검사하면 끝. 상단에 '강한 규칙 적용하기'라는 옵션도 친절하게 마련되어 있는데, 사실 쓸 일은 많지 않다. 무한정 길이의 텍스트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 번에 대략 10,000자 이상 넘어가면 오류가 발생하는 것 같다. 조금은 아쉬운 점 중에 하나인데, 볼륨이 큰 번역 작업 후 검사 시에는 텍스트를 여러 차례 나눠서 검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물론, 유료로 구입 가능한 Word/한글용 검사기를 사면 문제 해결.

그렇게 검사기에 텍스트를 넣고 돌려보면 위와 같이 결과가 나오는데, 당연히 완벽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 누군가 말했듯 언어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아서 무수한 변수가 존재하고 매일 그 변수가 변하는데 그 속도를 맞춤법 검사기가 따라잡기란 불가능한 노릇. 그러나 기본적인 맞춤법/문법 검사기로서의 역할은 넉넉하게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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