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구나 자신의 커리어와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앞만 보고 달릴 때는 미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에게는 지금이 그런 시기인가 싶다.
대학 졸업 후 프리랜서 번역으로 일을 시작한 뒤 벤더와 클라이언트 사이드를 거치며 어느덧 10년 가까운 시간을 로컬라이제이션 업계에서 보냈다. 그동안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 넓은 경험을 쌓고, 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앞을 향해 걸어왔다. 자연스럽게 경험을 기록하거나 누군가와 나눌 여유는 많지 않았다. 특히나 한국어로는 더더욱.
한국에서 일할 때도 그랬지만, 미국으로 와서 일을 시작한 이후로 여실히 느낀 점이 있다. 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적지 않은데, 정작 한국어로 로컬라이제이션을 이야기하는 글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 번역 툴을 소개하거나 개별 기술을 설명하는 자료는 있지만, 로컬라이제이션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왜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지, 현업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는지를 차분히 풀어낸 이야기는 쉽게 찾기 어려웠다.
물론 나 역시 이 분야를 모두 알지 못한다. 지금도 매일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문제를 만나고, 새로운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더구나 로컬라이제이션은 AI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난 시간 동안 보고 배우고 고민했던 것들을 조금씩 기록해 두는 일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시리즈, [로컬라이제이션의 세계]를 시작한다.
기술적인 지침서나 거창한 커리어 길라잡이가 되려는 건 아니다. 번역과 로컬라이제이션은 무엇이 다른지, 글로벌 제품은 어떻게 여러 언어로 출시되는지, 번역 품질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AI는 이 업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까지. 현업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품게 된 질문들을 하나씩 함께 살펴보는 기록이 되었으면 한다. 누군가에게는 이 업계를 이해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에게는 잠시 생각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내 지난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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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 [로컬라이제이션의 세계 #2] 무슨 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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