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디즈니 크루즈, 위시

정박한 위시호. 라푼젤 장식 커엽.

 

 

2017년 무렵 첫 디즈니 크루즈에서 내린 뒤 다시 디즈니 크루즈를 타게 되리라고 생각은 했다. 그게 언제일지는 몰랐을 뿐. 시간이 흘러 2023년 두 번째 크루즈로 선택한 배는 디즈니 위시호(Disney Wish). 플로리다에서 출발해 바하마의 낫소와 디즈니 전용 섬 캐스트어웨이 키에 정박하는 3박 4일 일정이었다. 무려 3년 전 여행의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가오는 10월에 곧 세 번째 디즈니 크루즈 디즈니 데스티니호(Disney Destiny)에 탈 예정이니까! 추억팔이라도 하면 기다림이 덜 힘들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참고 삼아 현재 운항 중인 디즈니 크루즈를 표로 정리해보자면,

클래스 소속 선박 취항 연도 객실 수 특징
매직 클래스
Magic Class
Magic
Wonder
1998
1999
875/877실 가장 작고 클래식한 분위기, 이동이 편리함
드림 클래스
Dream Class
Dream
Fantasy
2011
2012
1,250실 AquaDuck 워터슬라이드, 넓어진 시설과 다양한 레스토랑
위시·트리톤 클래스
Wish/Triton Class
Wish
Treasure
Destiny
2022
2024
2025
1,250실 LNG 추진, AquaMouse 워터 슬라이드, 다양한 테마 라운지 공간
어드벤처 클래스
Adventure Class
Adventure 2026 2,100실 디즈니 크루즈 최대 선박, 싱가포르 모항, 선내 7개 테마 구역

 

그리고 우리가 탔던 위시호 3박 4일 일정은 이랬다.

  • 1일 차: 포트 커내버럴 출항(3-4시경)
  • 2일 차: 바하마 낫소
  • 3일 차: 캐스트어웨이 키
  • 4일 차: 포트 커내버럴 귀항 및 하선(8-9시경)

두 번째 크루즈라고 뭐든 능숙하게 해낸 건 아니지만, 첫 번째보다 준비 과정과 배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은 익숙했다. 새로운 배를 타니 결국 다시 초보 관광객처럼 두리번거리게 되기도 했고. 결론을 스포하자면, 3박 4일은 디즈니 위시를 제대로 즐기기에는 확실히 짧았다. 그래도 휴가 일정을 길게 내기 어렵거나 디즈니 크루즈를 처음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부담이 비교적 적은 일정이 아닐까 싶다. 가격까지 부담이 적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캐스트어웨이 클럽

 

디즈니 크루즈를 한 번 타고 나면 캐스트어웨이 클럽(Castaway Club)의 실버(Silver) 등급이 된다. 실버는 두 번째부터 네 번째 크루즈 탑승 시까지 적용되는 첫 멤버십 단계다.

 

Silver 회원은 일반 예약자보다 일찍 일부 일정을 예약하고 온라인 체크인을 시작할 수 있다. 공식 혜택에는 출항 90일 전 액티비티 예약, 33일 전 온라인 체크인, 이용 가능한 터미널의 전용 체크인 라인과 객실당 하나(인당 하나 x)의 웰컴 기프트가 포함된다. 우리가 받았던 선물은 사진처럼 피크닉 가방, 카드 키를 보관하는 목걸이, 그리고 수집용 핀과 마그넷. 엄청난 혜택까지는 아니어도, 다시 왔다고 알아봐 주는 기분은 제법 좋다. 첫 크루즈를 마치자마자 자동으로 멤버가 된 것뿐인데 괜히 충성 고객이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덤. 

 

당연하게도 크루즈를 탈수록 등급은 올라가고, 혜택도 더 커진다. 그 기준은 아래와 같은데, 선물도 좋지만 또 다른 큰 메리트는 높은 등급일수록 온라인 체크인을 빨리 할 수 있다는 점. 이게 좋은 이유는 체크인을 일찍 할수록 출항 당일 크루즈 승선을 일찍 할 수 있기 때문! 단 몇 시간이라도 먼저 승선하면 여유롭게 배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하며 출항을 기다릴 수 있으니 시간을 번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구분 탑승 횟수 주요 혜택
실버(Silver) 1~4 신규 일정 1일 우선 예약 · 액티비티 90일 전 예약 · 온라인 체크인 33일 전 · 전용 터미널 체크인 · 웰컴 기프트
골드(Gold) 5~9 신규 일정 2일 우선 예약 · 액티비티 105일 전 예약 · 온라인 체크인 35일 전 · 선상 할인 · 8박 이상 전용 리셉션 · 실버 혜택 포함
플래티넘(Platinum) 10~24 출항 35일신규 일정 3일 우선 예약 · 액티비티 120일 전 예약 · 온라인 체크인 38일 전 · Palo 계열 무료 디너 1회 · 골드 이하 혜택 포함
펄(Pearl) 25이상 신규 일정 4일 우선 예약 · 액티비티 123일 전 예약 · 온라인 체크인 40일 전 · 보딩 그룹 2 자동 배정 · 무제한 디지털 사진 패키지 · Palo 무료 디너 · 하위 등급 혜택 포함

 

위시호 첫 인상

그랜드 홀
그랜드 홀 발코니에서 승선객들 환영해주는 티아나 커플

 

디즈니 위시는 2022년 운항을 시작한 '위시급' 디즈니 크루즈의 첫 배인데, 우리는 취항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타게 되었다. 로비인 그랜드 홀은 신데렐라를 테마로 꾸며져 있고, 계단 위에는 신데렐라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확실히 신상의 느낌이 마구 나는 화려한 그랜드 홀이 그야말로 황홀한 기분을 선사한다.

 

다만 다른 사람들도 종종 지적하는 단점이긴 한데, 위시호는 구조를 파악하기 쉬운 배는 아니었다. 엘리베이터 위치와 복도, 레스토랑과 공연장 사이를 오가다 보면 같은 곳을 몇 번씩 지나기도 한다. 내릴 때쯤이야 길이 좀 익숙해졌을 정도. 팁이랄 것까진 없지만, 목적지를 찾을 때 Disney Cruise Line Navigator 에서 데크 번호와 Forward·Midship·Aft를 함께 확인하고 표지판을 참고하면 길찾기에 도움이 된다. 이 내비게이터 앱에서 그날의 공연과 캐릭터 그리팅, 식사, 액티비티 일정도 확인할 수 있다. 관심 있는 일정에 하트를 눌러 두면 시작 전에 알림이 오기 때문에 승선 직후 일정을 훑어보는 걸 추천한다. 3박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예약하다 보니, 과장을 좀 보태서 디즈니랜드에서 돌아다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삐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다음 크루즈 땐 좀 쉬엄쉬엄 즐기리라...고 다짐하지만 K-관광객 피가 어디 갈까. 

 

베란다 룸

 

이 3박 4일간 우리가 이용한 객실은 가장 기본 베란다 룸이었다. 그리고 역시 베란다. 객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은 3박 일정에 베란다가 꼭 필요한지, 추가 비용이 값어치를 하는지 묻는다면 사람에 따라 답이 다를 것이다. 직접 지내 보니 가장 좋았던 점은 언제든 객실 밖으로 나가 바닷바람을 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갑판으로 나갈 수 있지만) 선상 생활이 생각보다 갑갑하게 느껴지거나 멀미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사람 많은 갑판까지 가지 않아도 바다를 온전히 즐기며 조용히 쉴 수 있어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바하마 낫소 & 캐스트어웨이 키

캐스터어웨키 키의 대표 포토 스팟

 

3박 4일 일정의 첫 번째 기항지는 바하마의 수도 낫소인데, 낫소에서는 배에서 내려 자유롭게 시내를 둘러보거나, 앱에서 Port Adventure를 예약해 해변과 리조트, 스노클링 등의 일정을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배에 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많은 승객이 내린 동안 수영장과 일부 시설을 비교적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사실 사람 생각이 비슷한지라, 낫소에서는 확실히 내리는 사람들이 적긴 했다. 

 

두 번째 기항지는 디즈니의 바하마 전용 섬인 캐스트어웨이 키. 배에서 내리면 트램을 타고 가족 해변과 여러 시설로 이동할 수 있다. 성인 전용 해변도 있고, 낫소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전거와 스노클링, 튜브 등의 액티비티를 예약할 수도 있다. 캐스트어웨이 키에서의 식사는 크루즈 요금에 포함된다. 음료와 아이스크림도 이용할 수 있어 별도의 레스토랑을 찾을 필요 없이 하루를 보내기 편하다.  수건은 배에서 내리는 길에 받을 수 있고, 식사도 제공되므로 생각보다 많은 짐이 필요하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떠나기 아쉬울 정도로 이곳에서의 시간이 좋았고 낫소에서는 굳이 내리지 않더라도 여기선 꼭 내리기를 강추한다!

 

선내 엔터테인먼트 & 식사

중앙 갑판에 자리한 풀/실외 영화관/워터라이드
스타워즈 테마의 라운지 바

 

디즈니 크루즈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배 위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이다. 야외 갑판에는 대형 스크린으로 디즈니 영화를 감상하는 풀사이드 시어터와 여러 개의 수영장, 워터라이드 아쿠아마우스가 모여 있어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실내에는 브로드웨이급 라이브 공연과 영화관, 캐릭터 만남은 물론 테마 라운지 바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우주선 창밖으로 행성과 함선이 지나가는 모습을 연출한 하이퍼스페이스 라운지 바는 칵테일 한 잔과 함께 스타워즈 세계관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더랬다.

 

마블의 몰입형 쇼가 있는 월드 오브 마블 레스토랑

 

겨울왕국 공연이 펼쳐지는 아렌델 레스토랑

 

디즈니 크루즈에서는 세 개의 메인 레스토랑을 돌아가며 이용하는 Rotational Dining이 운영된다. 같은 서버팀이 승객과 함께 레스토랑을 이동하기 때문에 매일 다른 공간에서 식사하면서도 서비스는 이어진다. 우리가 방문한 레스토랑은 아렌델 > 1923 > 월드 오브 마블 레스토랑 순서였고, 가장 좋았던 곳은 역시나 아름답게 꾸며진 공간에서 식사하며 겨울왕국 공연까지 즐길 수 있었던 아렌델 레스토랑이었다.

 

3박은 짧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3박 일정의 핵심은 모든 것을 하려고 욕심 부리지 않는 것 같다. 꼭 하고 싶은 것 몇 가지만 정하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편이 낫다. 다 하지 못한 것은 다음 크루즈를 탈 이유로 남겨두기로. 물론 말이 쉽지, 막상 배에 올라타고 앱을 켜면 심장이 두근대며 조급증이 생기는 나는 천상 한국인... lol

 

 

예약 및 객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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