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인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움을 찾아 다니는 사람인가?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뒤돌아보면, 지난 몇 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제법 많이 변해왔고 뜻하지 않은 도전과 새로움의 순간이 이어졌다.

 

알고 있다. 나 혼자였다면 마주하지 않았을 도전과 새로움이라는 것을.

 

너와 함께한 이후로 내 삶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났고 나는 늘어난 선택지 중에서 내 방식대로, 그러나 결국은 너를 위해 답을 골랐다.

 

그렇게 다시 이국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영주권자라는 새로운 신분과 함께.

 

이제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우리의 앞날이 조금은 걱정되고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이곳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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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차례씩 울리는 재난문자에도 무덤덤해진다. 일요일 오전, 어김없이 내가 살지 않는 도시에서 종교행사 등 모임을 자제하라는 호소인지 협박인지 알 수 없는 재난문자를 받고 생각했다. 청와대 신문고가 떠올랐고 광화문 앞에 모이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옳고 그르고 좋고 싫고의 문제를 떠나 그것들이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었는지를 생각하며, 그 익숙해짐이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한다.

-20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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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하는 말을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말을 함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내 생각과 내 말 사이에는 입이라는 허술하기 짝없는 문지기 하나만 존재하여 그 문만 넘으면 주워담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 모든 사람은 생각을 함부로 할 때가 있으므로, 말이 함부로 나오는 건 그만큼 쉽다. 글은 그렇지 않다. 내 생각과 내 글 사이에는 글자수만큼의 문지기가 존재한다. 그래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말하듯이 함부로 쓰인 글을 보면 그래서 괴롭다. 비문 투성이에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으로 가득한 글을 보고만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니다. 맞춤법을 지키고 고상한 표현을 들먹이며 함부로 쓴 글을 보면 몇 배는 더 서러워진다. 하물며 그 글에 사람의 목숨이 좌지우지되는 걸 보면, 글을 다루는 일이 업인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 생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말은 함부로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글은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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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으레 그렇듯 갖은 주제를 두고 제법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누군가 내게 부모님은 뭐라고 하세요, 라고 물으니 나도 모르게 어머니는 이렇게 저렇게라고 하셨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쪽이 굳이 아버지는요, 라고 묻길래 나는 또 이상한 심술이 생겨 계셨으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네요, 라고 대답하니 흐르는 익숙한 잠깐의 어색한 공기. 속되게도 그 사실이 날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냥 우쭐해지던 것도, 어쩔 줄 몰라하는 저들이 얄미워지는 것도 없다. 다만 이제는 아버지가 없는 걸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나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아버지 나이 정도 먹으면 아무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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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라는 재능.

별볼일 없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유튜브를 시작한다길래 응원하면서도 은연 중 무시했다. 우연히 생각이 나 방문해보니, 몇 달이 지나도록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하며 느리지만 착실히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더랬다. 부끄러웠다. 꾸준함이라는 그 재능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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