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으레 그렇듯 갖은 주제를 두고 제법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누군가 내게 부모님은 뭐라고 하세요, 라고 물으니 나도 모르게 어머니는 이렇게 저렇게라고 하셨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쪽이 굳이 아버지는요, 라고 묻길래 나는 또 이상한 심술이 생겨 계셨으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네요, 라고 대답하니 흐르는 익숙한 잠깐의 어색한 공기. 속되게도 그 사실이 날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냥 우쭐해지던 것도, 어쩔 줄 몰라하는 저들이 얄미워지는 것도 없다. 다만 이제는 아버지가 없는 걸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나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아버지 나이 정도 먹으면 아무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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