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 받다 - 2~4주차
수술받고 집에 돌아온 날 밤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도, 시간은 갔다.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지금까지만 놓고 보자면 업 앤 다운은 있지만 잘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
간략하게 그동안 회복 일지를 정리해보자면.
2주차
수술하고 2주 정도 지나서 집도의랑 만나 수술 부위가 잘 아물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다리의 방사통/저림과 풋드랍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체크했다.
사실 집도의도 근력이 돌아오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의외로 제일 먼저 회복된 건 발목 및 발가락 근력이었다. 수술 1주차 때까지만 해도 통증과 저림이 꽤 심해서 근력이 돌아왔는지 잘 못느껴졌고, 괜히 좀 쫄려서 혼자 근력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는데 막상 해보니 거의 80%는 회복된 것 같다. 뒷꿈치로 걷는 것도 약간 어렵지만 가능했고 발가락들도 힘이 잘 들어갔다.
다만 2주차에도 다리 저림은 꽤 있는 채로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없었다. 의사는 시간이 걸리니 마음을 편히 먹으라고.
수술 부위의 경우 상처는 잘 아물고 있었지만 더마본드(수술용 글루)가 많이 안 떨어지고 남아있었는데 그것도 역시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떨어질 거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3주차
3주차에 접어드니 수술부위는 물론 다리에도 통증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없어졌다. 근력은 확실히 100% 회복되었다고는 힘들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결국 제일 신경 쓰이는 건 다리 저림. 내가 수술을 받은 부위인 L4-5와 L5-S1 뒤의 신경과 이어지는 부분이 아래 그림의 정강이 바깥쪽 부위부터 시작해서 발등 발가락까지인데, 정확히 그 부분이 저리고 만지면 감각이 둔한 상태였다.

그래도 다리 전체가 저리던 초반보단 훨씬 살만해졌지만, 원래 살만해지면 또 그 상태에서의 불편과 힘듦에 불만을 품기 마련. 수술 전에 적어도 3개월은 걸린다고 생각하자던 마음가짐은 어디로 갔는지. 어쨌든 상태가 좋아졌으니 하루에 시간을 정해 열심히 걷고 조금씩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3주차가 끝날 쯤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서 하루 만보씩은 걸었다.
4주차
4주차도 3주차와 달라진 건 크게 없었다 신경저림과 감각 둔한 건 거의 대동소이했고, 허리나 다리나 통증은 없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수술 부위가 간지러워진 것. 처음엔 심하지 않아서 무시했는데 점점 간지러움도 심해지고 두드러기처럼 수술 부위 주변으로 빨간 발진이 일어났다. 의사 상담 결과 아마도 더마본드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 거라고. 그러게 병원에서 진작 좀 떼어줬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쨌든 이미 자연적으로 글루 자체는 거의 떨어진 상태고 감염된 것도 아니니 연고만 열심히 바르면 없어질 거란다.
근력은 100% 가까이 돌아온 것 같다. 물론 발 전체가 아직도 저리고 해서 간단한 발 근력 운동을 하면 저릿하지만 근력 자체는 문제가 없다. 만오천보 정도씩 걷는 루틴에 추가로 아주 간단한 수준의 스트레칭 및 코어 운동도 하는데 다음주부터 물리치료를 시작하면 좀 더 제대로 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제 일도 다시 시작하는데 일을 하면 잡생각할 시간도 줄어들테고 시간이 좀 빨리 가겠지 싶어 기대 아닌 기대를 하고 있다.
게으른 내가 더 이상 회복기를 기록하진 않을 것 같지만, 완쾌(라는 표현은 좀 웃기지만)하는 날에는 기쁨에 겨워 뭐라 한마디라도 남기지 않을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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